네이버가 쇼핑 사업을 시작한 지 25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물류센터 확보에 나섭니다. 그동안 외부 물류회사에 배송을 맡기던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에 직접 물류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배송 경쟁력을 정면으로 겨냥한 승부수로 풀이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한강을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 권역에서 물류센터 후보 부지를 검토 중입니다. 부지를 직접 매입해 짓는 방안과 기존 물류센터를 인수하거나 장기 임차하는 방안을 함께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외부 위탁 25년 — 왜 이제 와서 직접 나서나
네이버는 2001년 쇼핑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9년까지 배송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판매자가 직접 물류회사를 골라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을 유지해 왔습니다. 2020년 CJ대한통운과 손잡은 뒤로는 스타트업 파스토, 품고 등을 끌어들여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라는 협력 물류망을 꾸려왔습니다.
이런 외부 위탁 방식은 창고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도 협력사의 보관·포장·배송 역량을 빌려 쓸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송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출고 마감 시간이나 재고 배치, 배송 품질을 회사가 직접 통제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협력 물류사가 배송 단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무료배송·무료반품 전략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쿠팡 10조 투자 벽 — '네이버친구' 모델도 검토
쿠팡은 지금까지 약 10조 원을 투자해 전국에 대형 물류센터 9곳과 소규모 배송 거점인 캠프 227곳을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운영을 더해 배송 효율을 끌어올린 상태입니다. 판매자 상품을 쿠팡이 대신 보관·포장·배송하는 '로켓그로스' 서비스까지 확대되면서, 네이버 쇼핑의 핵심 기반인 중소 판매자들마저 쿠팡 생태계로 옮겨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보관·포장·출고는 물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최종 배송 구간까지 담당할 인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쿠팡친구'(옛 쿠팡맨)처럼 네이버도 자체 배송 인력 모델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배송을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물류 직접 투자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쿠팡 우세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매출은 2020년 1조 897억 원에서 지난해 3조 6,884억 원으로 3.4배 넘게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5%에서 30.6%로 커졌습니다. 물류 투자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입니다.
다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쿠팡에 유리합니다. 지난해 11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이용자 이탈이 우려됐던 쿠팡이지만, 반년가량 지난 지난달 신용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오히려 사태 발생 시점보다 늘었고 월간활성이용자 수도 증가했습니다. 로켓배송에 이미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검색 사업 이후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네이버가, 이번 물류 승부수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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